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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영화3

중국영화 태극권, 리뷰 (소림사 배경, 배신 서사, 권선징악) 명절 연휴마다 온 가족이 텔레비전 앞에 모여 앉아 홍콩 무협 영화를 보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 시절 안방극장을 뜨겁게 달구던 작품이 바로 이연걸, 전소호 주연의 태극권입니다. 저도 그때 처음 이 영화를 봤는데, 솔직히 말하면 스토리보다 목욕탕 물을 돌리며 태극권 흉내를 내던 기억이 먼저 떠오릅니다.태극권, 소림사에서 속세까지, 두 친구가 갈라지는 배경일반적으로 홍콩 무협 영화는 배경이 화려하고 장르적 관습에 충실하다고 알려져 있지만, 태극권은 그 중에서도 캐릭터 내면의 균열을 비교적 꼼꼼하게 쌓아올리는 편입니다. 제가 직접 다시 보면서 새삼 느낀 부분이기도 합니다.영화는 소림사라는 폐쇄적인 수련 공동체에서 시작합니다. 어린 시절부터 한날한시에 입문해 도반(道伴)으로 성장한 군보와 천보는, 밥을 먹을 때.. 2026. 6. 22.
중국영화 황후화, 리뷰 (색채미학, 권력욕, 원걸) 솔직히 저는 《황후화》를 오랫동안 그냥 '화려한 볼거리 영화'로만 알고 있었습니다. 어린 시절 명절에 TV를 켜면 흘러나오던 중국 무협 대작들처럼, 그저 눈이 번쩍 뜨이는 스펙터클 정도로 생각했던 거죠. 막상 제대로 찾아 보고 나서야, 이 영화가 얼마나 서늘한 이야기를 황금빛으로 포장하고 있었는지 깨달았습니다.황후화, 색채미학으로 감춰진 황실의 진짜 얼굴장예모 감독은 미장센(mise-en-scène)의 거장으로 불립니다. 미장센이란 화면 안에 담기는 모든 시각 요소, 즉 조명, 색채, 배우의 위치, 세트 디자인까지를 연출자가 의도적으로 배치하는 방식을 말합니다. 《황후화》에서 그는 이 미장센을 극한까지 밀어붙였습니다.중양절(重陽節)을 맞아 황궁 전체를 뒤덮는 노란 국화 장식, 황금빛으로 번쩍이는 갑옷과 .. 2026. 6. 20.
중국영화 홍등,리뷰 (가짜 특권, 파멸의 연쇄, 색채 미학) 1992년 개봉한 장예모 감독의 《홍등》은 베니스 국제영화제에서 은사자상을 수상하며 세계 무대에 이름을 알린 작품입니다. 처음 이 영화를 봤을 때 저는 단순히 "아름다운 영화"라는 말로 설명하기가 너무 불편했습니다. 스크린이 아름다울수록 이야기가 더 잔인하게 느껴졌으니까요.홍등, 가짜 특권이 만들어낸 비극, 홍등과 발 마사지대학을 중퇴하고 스스로 두 발로 걸어 진가 가문의 네 번째 부인으로 들어간 주인공 송련은, 처음부터 이 집안의 질서에 저항하는 인물처럼 보입니다. 가마를 거부하고 걸어 들어오는 첫 장면부터 그 의지가 느껴졌습니다. 그런데 영화가 진행되면서 그 저항이 얼마나 빠르게 무너지는지를 보면,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이 영화의 핵심 장치는 홍등과 발 마사지입니다. 매일 저녁 대감이 그날 .. 2026. 6.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