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리4 중국영화 표량마마 리뷰 (모성애, 청각장애, 공리) 솔직히 저는 이 영화를 처음 볼 때 '그냥 신파 아닐까' 하고 마음의 방어막을 쳤습니다. 대학 시절 사회복지학 세미나 준비를 위해 교수님 추천으로 억지로 틀었다가, 화려한 배우 공리의 푸석한 민낯과 낡은 옷차림을 보는 순간 그 방어막이 와장창 무너졌습니다. 자식 하나를 지키기 위해 몸이 부서지도록 살아가는 이 영화의 이야기가, 지금도 가슴 한켠에 선명하게 남아 있습니다.표량마마, 모성애가 현실을 뚫는 방식 청각장애 아동을 둔 편모 가정의 민낯영화 표량마마는 청각장애(hearing impairment)를 가진 아들 정대의 초등학교 입학 면접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여기서 청각장애란 소리를 듣고 언어를 처리하는 청각 신경계에 이상이 생겨 일상적인 구어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상태를 말합니다. 정대는 말을 .. 2026. 6. 25. 중국영화 주성치의 당백호점추향, 리뷰 (무뢰두, 슬랩스틱, 공리 캐스팅) 스트레스가 쌓일 때마다 저는 습관처럼 주성치의 옛날 영화를 찾아 틉니다. 그 중에서도 《주성치의 당백호점추향》은 실존 천재 화가 당백호를 주성치 특유의 색깔로 재해석했다는 시놉시스 자체가 너무 독특해서 솔직히 처음엔 '이게 될까?' 싶었습니다. 막상 보고 나니 웃음과 함께 꽤 많은 것들이 머릿속에 남았습니다. 주성치의 당백호점추향, 무뢰두 코미디의 치밀한 설계, 그 웃음은 우연이 아니다많은 분들이 주성치 영화를 보면서 즉흥 연기, 그러니까 애드리브(ad-lib)의 집합체라고 생각하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애드리브란 사전에 계획되지 않은 즉흥적 연기나 대사를 의미합니다. 그런데 제가 이 영화를 보면서 느낀 건 정반대였습니다. 당백호가 화부의 최하급 하인으로 들어가 주방 기구로 마성의 비트를 만들어내는 장면.. 2026. 6. 20. 중국영화 홍등,리뷰 (가짜 특권, 파멸의 연쇄, 색채 미학) 1992년 개봉한 장예모 감독의 《홍등》은 베니스 국제영화제에서 은사자상을 수상하며 세계 무대에 이름을 알린 작품입니다. 처음 이 영화를 봤을 때 저는 단순히 "아름다운 영화"라는 말로 설명하기가 너무 불편했습니다. 스크린이 아름다울수록 이야기가 더 잔인하게 느껴졌으니까요.홍등, 가짜 특권이 만들어낸 비극, 홍등과 발 마사지대학을 중퇴하고 스스로 두 발로 걸어 진가 가문의 네 번째 부인으로 들어간 주인공 송련은, 처음부터 이 집안의 질서에 저항하는 인물처럼 보입니다. 가마를 거부하고 걸어 들어오는 첫 장면부터 그 의지가 느껴졌습니다. 그런데 영화가 진행되면서 그 저항이 얼마나 빠르게 무너지는지를 보면,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이 영화의 핵심 장치는 홍등과 발 마사지입니다. 매일 저녁 대감이 그날 .. 2026. 6. 19. 중국영화 인생, 리뷰 (역사적 배경, 가족의 비극, 원작 비교) 비극적인 결말일수록 더 오래 살아남는다고들 합니다. 그런데 저는 장예모 감독의 《인생》을 보고 나서 그 말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위화의 원작 소설을 먼저 읽었기에, 영화가 소설보다 훨씬 '덜 잔인하다'는 사실이 오히려 더 깊은 울림을 남겼습니다. 살아남는다는 것이 꼭 행복을 뜻하지는 않는다는 걸, 이 영화는 조용하고 담담하게 증명해 냅니다.인생, 격동의 중국 현대사와 한 가족의 생존기영화 《인생》(1994)은 중국의 국공내전(19271949)부터 문화대혁명(19661976)에 이르는 약 30년의 역사를 한 가족의 시선으로 관통합니다. 주인공 푸구이는 도박으로 13대째 내려온 가산을 빚쟁이 롱어에게 통째로 넘기고 만삭의 아내 자전마저 친정으로 쫓아내는, 시작부터 바닥을 치는 인물입니다.제가 처음 이.. 2026. 6. 18.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