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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영화 구마경찰, 리뷰 (홍콩영화, 오컬트장르, 임정영) 솔직히 저는 이 영화를 처음 봤을 때 무서운 건지 웃긴 건지 구분을 못 했습니다. 어린 시절 명절이면 온 가족이 거실에 모여 비디오를 빌려보던 시절, 구마경찰은 그 특유의 오컬트 슬랩스틱으로 밤새 웃다가도 이불 속에서 식은땀을 흘리게 만든 묘한 작품이었습니다. 도술과 현대 수사극이 이렇게 어울릴 수 있다는 걸 그때 처음 알았습니다.구마경찰, 귀신의 문이 열리는 날, 본업 경찰 부업 도사제가 이 영화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오프닝 설정이었습니다. 대만의 풍속인 중원절(中元節), 즉 귀신의 문이 열리는 날에 맞춰 한 할머니가 가전제품을 태우며 제사를 올리다가 실수로 피를 뿌려 원귀를 해방시키는 장면입니다. 여기서 중원절이란 음력 7월 15일에 저승의 문이 열려 귀신들이 세상을 떠돌 수 있다는 도교·.. 2026. 6. 26.
중국영화 마지막 황제,리뷰 (괴뢰황제, 친일전범, 베르톨루치) 아카데미 9개 부문을 석권한 영화가 실제 자금성에서 찍혔다는 사실, 알고 계셨습니까. 처음 이 영화를 마주했을 때 저는 그 웅장함보다도 세 살짜리 아이가 황제가 된다는 설정의 황당함에 먼저 숨이 막혔습니다.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 감독의 마지막 황제는 청나라의 마지막 황제 푸이의 파란만장한 삶을 따라가며, 권력이란 것이 얼마나 잔혹한 허상인지를 묵직하게 던져놓는 작품입니다.마지막황제, 세 살 황제, 자금성이라는 황금 감옥1908년, 서태후는 임종 직전에 어린 푸이를 청나라의 새 황제로 지명했습니다. 당시 푸이의 나이는 고작 세 살이었습니다. 이것이 마지막 황제가 그려내는 비극의 출발점입니다.영화가 탁월한 이유 중 하나는 미장센(mise-en-scène)의 활용입니다. 여기서 미장센이란 프랑스어에서 온 영화.. 2026. 6. 26.
중국영화 표량마마 리뷰 (모성애, 청각장애, 공리) 솔직히 저는 이 영화를 처음 볼 때 '그냥 신파 아닐까' 하고 마음의 방어막을 쳤습니다. 대학 시절 사회복지학 세미나 준비를 위해 교수님 추천으로 억지로 틀었다가, 화려한 배우 공리의 푸석한 민낯과 낡은 옷차림을 보는 순간 그 방어막이 와장창 무너졌습니다. 자식 하나를 지키기 위해 몸이 부서지도록 살아가는 이 영화의 이야기가, 지금도 가슴 한켠에 선명하게 남아 있습니다.표량마마, 모성애가 현실을 뚫는 방식 청각장애 아동을 둔 편모 가정의 민낯영화 표량마마는 청각장애(hearing impairment)를 가진 아들 정대의 초등학교 입학 면접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여기서 청각장애란 소리를 듣고 언어를 처리하는 청각 신경계에 이상이 생겨 일상적인 구어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상태를 말합니다. 정대는 말을 .. 2026. 6. 25.
중국영화 소림사,리뷰 (맨몸 액션, 이연걸 데뷔, 무협 영화) 어릴 적 태권도 도복을 입은 채 관장님이 틀어주신 비디오 앞에 쭈그려 앉았던 그날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스크린 속 앳된 얼굴의 이연걸이 온몸을 날리는 순간, 어린 저는 그게 특수효과인지 실제 무술인지조차 구분하지 못한 채 그저 입을 벌리고 있었습니다. 그 영화가 바로 1982년작 소림사였습니다.소림사, 대역 없이 온몸으로 완성한 맨몸 액션의 경이혹시 와이어 액션(Wire Action)이라는 말을 들어보셨습니까? 와이어 액션이란 배우의 몸에 줄을 연결해 날아오르거나 떠다니는 동작을 연출하는 촬영 기법으로, 홍콩 무협 영화의 과장된 공중전 대부분이 이 방식으로 만들어집니다. 그런데 소림사는 이 와이어 액션을 거의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당시 19세였던 이연걸이 실제 중국 전국 무술 대회에서 수차례 우승한 기.. 2026. 6. 25.
중국영화 서유기 월광보합, 리뷰 (비극적 로맨스, 타임슬립, 주성치) 성적이 바닥을 치던 어느 주말 오후, 그냥 실컷 웃고 싶어서 동네 비디오 대여점에서 집어 든 영화가 서유기 1: 월광보합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날 밤, 저는 웃다가 먹먹해지는 이상한 감정 속에서 쉽게 잠들지 못했습니다. 단순한 코미디 한 편이 이렇게까지 오래 머릿속에 남을 줄은 몰랐습니다.서유기 1: 월광보합, 비극적 로맨스의 시작, 우마왕과 삼장법사의 희생혹시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 배신당한 뒤, 그 기억조차 지워진 채 전혀 다른 삶을 살아가게 된다면 어떤 기분일까요? 서유기 1: 월광보합은 바로 그 아찔한 질문에서 출발합니다.영화의 도입부는 손오공이 우마왕의 감언이설에 속아 삼장법사를 해치려 했다가, 관세음보살과의 사투 끝에 소멸 직전까지 내몰리는 장면으로 시작됩니다. 여기서 핵심은 삼장법사의 선택입니다.. 2026. 6. 24.
중국영화 절대쌍교, 리뷰 (추억, 임청하, 유덕화) 1993년 개봉한 홍콩 무협 영화 절대쌍교는 개봉 당시 홍콩 박스오피스 연간 순위권에 오를 만큼 흥행에 성공한 작품입니다. 저는 그 사실을 나중에야 알았습니다. 비가 부슬부슬 내리던 어느 주말 오후, 텔레비전 채널을 멍하니 돌리다 우연히 멈춘 것이 이 영화였으니까요.절대쌍교, 향수를 자극하는 추억의 첫 만남혹시 비 오는 주말 오후, 아무 계획도 없이 TV 앞에 앉았다가 예상치 못한 영화 한 편에 완전히 낚여본 경험이 있으신가요? 저는 그 경험의 이름이 정확히 절대쌍교입니다.하늘에서 꽃잎이 흩날리는 가운데 남장 여무사가 등장하는 장면. 그게 임청하 누님의 첫 등장이었습니다. 서늘하면서도 눈부신 미모에 거실 바닥에 엎드린 채 코를 박고 보다가 어느새 해가 지고 있었습니다. 어머니가 저녁 부침개를 준비하시는 .. 2026. 6.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