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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영화 주, 리뷰 (파운드 푸티지, 모성애, 오컬트) 대만 공포영화 《주(Incantation)》는 2022년 개봉 당시 대만 역대 공포영화 흥행 기록을 갈아치웠습니다. 처음 이 사실을 접했을 때 솔직히 반신반의했습니다. 아시아 공포영화가 흥행한다는 건 으레 '귀신 나오고 점프 스케어 몇 번' 공식인 경우가 많으니까요. 직접 봤더니, 그 편견이 완전히 무너졌습니다.파운드 푸티지로 관객을 끌어들이는 방식공포영화에 익숙한 분들이라면 파운드 푸티지(Found Footage)라는 장르를 한 번쯤 들어봤을 겁니다. 파운드 푸티지란 등장인물이 직접 촬영한 영상물을 발견한 것처럼 편집한 형식을 가리킵니다. 쉽게 말해 핸드헬드 카메라로 흔들리게 찍은 1인칭 시점 공포물이 바로 이 장르의 전형적인 형태입니다. 《블레어 위치》나 《클로버필드》가 대표적인 예시죠.《주》는 여기.. 2026. 7. 8.
중국영화 집으로 가는 길, 리뷰 (첫사랑, 운구 풍습, 장이머우) 번아웃이 극에 달했던 2026년 늦가을, 자극적인 현대 영화에 피로가 쌓이던 저는 장이머우 감독의 1999년작 집으로 가는 길을 우연히 찾아봤습니다. 영화가 끝나고 밤하늘을 바라보며 쉽게 잠들지 못했습니다. 기계적인 일상에 지쳐 있다면, 이 영화가 그 처방이 될 수 있습니다.집으로가는길, 첫사랑의 설렘을 잊어버린 분들께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화려한 CG도, 빠른 편집도 없는 영화가 이토록 깊은 여운을 남길 줄은 몰랐습니다.영화 속 주인공 디(장쯔이)가 새로 부임한 총각 선생님을 먼발치에서 훔쳐보며 선반 제일 앞자리에 자신이 만든 음식을 가져다 놓는 장면에서, 저는 묘하게 가슴이 먹먹해졌습니다. 말 한마디 건네지 못하면서도 온 마음을 다해 존재를 알리려 하는 그 절박한 순수함이 너무 낯익었기 때문.. 2026. 7. 8.
중국영화 홍콩 마스크,리뷰 (B급 패러디, 부성애, 오맹달) 진로 압박에 짓눌려 머리가 터질 것 같던 2026년의 어느 밤, 저는 아무 생각 없이 주성치 영화 하나를 틀었습니다. 그런데 황당한 마트 변신 개그 사이에서 예상치도 못한 부성애에 가슴이 먹먹해졌습니다. 1995년 작 홍콩 마스크, 저처럼 머리를 식히고 싶은 분들께 이 영화 이야기를 꺼내보려 합니다.홍콩 마스크, B급 패러디의 문법: 할리우드 IP를 홍콩식으로 우려낸 방식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영화를 틀자마자 재벌 2세 도련님 아성이 집사를 계단 삼아 등교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게 코미디인지 민폐인지 구분이 안 될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이 황당함이 사실 매우 계산된 패러디 전략에서 나온 것이라는 걸 나중에 알게 됐습니다.홍콩 마스크는 1994년 짐 캐리 주연의 마스크가 전 세계적으로 흥행한 지.. 2026. 7. 7.
중국영화 007 북경특급, 리뷰 (풍자코미디, 주성치, 홍콩영화) 답답한 날에 뭘 봐야 할지 모르겠다면, 그 기분 저도 압니다. 2026년 여름, 취업 준비가 막막하게 이어지던 어느 밤에 OTT 플랫폼을 뒤적이다 주성치의 1994년작 007 북경특급을 우연히 틀었습니다. 관료주의의 벽에 치이고 세상이 불공평하게 느껴지던 그 시점에, 이 영화가 준 해방감은 예상을 훨씬 뛰어넘었습니다.007 북경특급, 풍자코미디로 읽는 주성치의 패러디 문법007 북경특급의 원제는 국산 007입니다. 제목부터 대놓고 헐리우드 첩보물을 겨냥하고 있죠. 감독은 이력치와 주성치가 공동으로 맡았으며, 이 작품은 주성치가 감독 크레딧을 처음으로 올린 영화이기도 합니다.영화는 국가 보물인 공룡 머리뼈가 야밤에 사라지는 사건으로 시작됩니다. 당국이 투입할 요원을 찾던 중 낙점된 인물은 10년째 자격 미.. 2026. 7. 7.
중국영화 무장원 소걸아,리뷰 (개밥신, 항룡십팔장, 타구봉법) 주성치가 하루아침에 금수저 도련님에서 거지가 되어 개밥을 손으로 퍼먹는 장면, 처음 봤을 때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나왔습니다. 대학 시절 공모전 낙방에 인간관계까지 무너지던 시기, 어두운 방에 누워 무기력하게 보내던 저를 건져낸 영화가 바로 무장원 소걸아입니다. 웃기면서도 울리는 이 영화가 왜 30년이 지난 지금도 회자되는지, 한번 짚어보겠습니다.무장원 소걸아, 개밥신이 전하는 자존심의 무게혹시 웃기려고 만든 장면이 왜 이렇게 눈물이 나는지 의아했던 적 있으신가요? 저는 그 답을 소찬(주성치)이 개밥을 먹는 장면에서 찾았습니다.영화 속 소찬은 공신 가문의 금수저입니다. 글자 한 자 모르는 문맹임에도 무과 장원(武科 壯元)에 오를 만큼 무공은 천부적이었죠. 여기서 장원이란 무과 시험에서 전체 수석을 차지하는.. 2026. 7. 6.
중국영화 나의 소녀시대,리뷰 (클리셰, 첫사랑, 하이틴 로맨스) 직장 생활 3년 차, 야근과 갑질 상사에 영혼까지 털린 채 퇴근하던 금요일 밤이었습니다. 아무도 없는 차가운 방에서 OTT 목록을 무심코 넘기다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첫사랑'이라는 카피 한 줄에 손가락이 멈췄습니다. 그렇게 나의 소녀시대를 처음 켰고,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뻔한 하이틴물이라 생각했는데, 끝내 펑펑 울고 말았습니다.나의 소녀시대, 클리셰를 비빔밥처럼 버무린 감성의 힘일반적으로 로맨스 영화에서 클리셰(cliché)는 약점으로 지적됩니다. 여기서 클리셰란 장르 안에서 반복되어 익숙해진 서사 공식, 즉 '뻔한 설정'을 뜻합니다. 킹카와 평범녀의 조합, 행운의 편지로 시작되는 소동, 유기견 함께 돌보기, 롤러스케이트장 야간 데이트 같은 것들이죠.그런데 제가 직접 이 영화를 봐보니,.. 2026. 7.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