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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영화 영웅본색,리뷰 (홍콩 누아르, 강호의 도의, 주윤발 카리스마) 세상이 유독 각박하게 느껴지는 날이 있습니다. 믿었던 사람에게 뒤통수를 맞거나, 열심히 했는데도 결과가 따라주지 않을 때, 저는 종종 오래된 영화를 찾게 됩니다. 그런 시린 겨울밤에 오우삼 감독의 1986년 작 《영웅본색》을 처음 제대로 마주했는데, 영화가 끝난 뒤에도 한동안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했습니다.영웅본색,홍콩 누아르 장르가 완성한 강호의 도의홍콩 누아르(Hong Kong Noir)란 1980년대 홍콩 영화계에서 발전한 범죄 액션 장르로, 쉽게 말해 조직 폭력, 배신, 우정이라는 주제를 어두운 미장센과 양식화된 총격전으로 풀어낸 흑색 영화의 한 갈래입니다. 《영웅본색》은 이 장르를 전 세계에 각인시킨 기념비적인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영화는 위조지폐 사업으로 강호를 주름잡던 아호와 마크의.. 2026. 7. 14.
중국영화 천장지구, 리뷰 (비장미, 누아르 미학, 서사적 한계) 2026년 겨울, 출구가 보이지 않던 어느 밤에 저는 1990년작 홍콩 영화 《천장지구》를 처음 봤습니다. 삼합회 하층민 범죄자와 부잣집 딸의 불가능한 사랑을 그린 이 작품은, 영화가 끝난 뒤에도 한참을 눈물을 닦으며 잠을 이루지 못하게 만들었습니다. 비장미의 정점이라 부를 만하지만, 냉정하게 뜯어보면 아쉬운 지점도 분명히 존재합니다.천장지구,홍콩 누아르가 빚어낸 비장미의 정점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제가 처음 이 영화를 틀었을 때, 삼합회 파벌 싸움을 다룬 전형적인 홍콩 액션물이겠거니 하고 별 기대 없이 앉아 있었거든요. 그런데 아화가 코피를 흘리면서도 조조에게 웨딩드레스를 입혀 성당 앞에서 초라한 결혼식을 올리는 장면을 마주하는 순간, 그 예상이 완전히 무너졌습니다.《천장지구》는 홍콩 누아르(.. 2026. 7. 14.
중국영화 무적행운성, 리뷰 (홍콩영화, 주성치, 슬랩스틱) 1990년 작 홍콩 영화 《무적행운성》은 주성치 주연의 코미디 액션물로 알려져 있지만, 저는 처음 이 영화를 접했을 때 그 안에 이렇게 두꺼운 인간애가 담겨 있을 줄 몰랐습니다. 쓰레기를 줍는 여자와 전문 사기꾼이 유언장 쟁탈전에 뒤엉키는 이야기인데, 보다 보면 어느 순간 가슴 한켠이 묘하게 저려옵니다.무적행운성, 유산 전쟁의 배경, 그리고 제가 기대했던 것과 달랐던 것홍콩 영화 하면 보통 어둡고 거친 누아르(noir) 장르를 떠올리는 분들이 많습니다. 여기서 누아르란 범죄, 폭력, 배신을 중심으로 세계의 어두운 이면을 그리는 영화적 사조로, 1940~50년대 할리우드에서 시작해 홍콩 영화 전성기에 독특한 방식으로 흡수된 장르입니다. 실제로 당시 비디오 대여점에서 이 영화 케이스를 보면 총격 액션물처럼 .. 2026. 7. 13.
중국영화 전신, 리뷰 (홍금보 연출, 범고래 결말, 멜로 과부하) 1993년 홍금보 감독이 유덕화, 매염방, 장만옥을 한 스크린에 집결시킨 《전신》은, 홍콩 무협 황금기를 논할 때 빠지지 않는 작품입니다. 저는 이 영화를 2026년의 어느 늦은 밤에 처음 봤는데, 솔직히 범고래 결말은 예상 밖이어서 한동안 멍하니 화면만 바라봤습니다.전신, 홍금보 연출이 빚어낸 홍콩 무협 황금기의 질감홍금보 감독은 198090년대 홍콩 영화 산업의 정점을 이끈 감독 겸 배우 중 한 명으로, 이 시기를 홍콩 무협의 황금기(Golden Age of Hong Kong Martial Arts Cinema)라고 부릅니다. 여기서 황금기란 와이어 액션(Wire Action)과 아날로그 스턴트가 결합된 육체적 연기가 전 세계 관객을 사로잡았던 197090년대를 가리킵니다. 쉽게 말해 CG 없이 몸으.. 2026. 7. 13.
중국영화 먼 훗날 우리, 리뷰 (색채 대비, 자격지심, 유부남 논란) 꿈과 현실의 간극 속에서 소중한 사람을 지키지 못했다는 후회가 쌓이던 2026년 겨울, 저는 《먼 훗날 우리》를 처음 틀었습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그냥 흘려보내려 했던 영화가 긴 밤을 통째로 앗아가 버렸거든요. 이 영화가 왜 그토록 많은 사람의 영혼을 흔드는지, 그리고 어떤 지점에서 냉정하게 바라봐야 하는지를 함께 짚어보겠습니다.먼 훗날 우리, 유채색과 무채색, 색채 대비가 만들어내는 감각적 연출제가 직접 영화를 보면서 가장 먼저 가슴이 턱 막혔던 건 화면의 색이었습니다. 이별 후의 현재는 온통 흑백으로, 두 사람이 함께했던 과거는 따스한 컬러로 교차되는 순간, 말 그대로 전율이 일었습니다.이 연출은 영화 이론에서 말하는 색채 서사(Color Narrative) 기법에 해당합니다. 색채 .. 2026. 7. 12.
중국영화 안녕 나의 소울메이트, 리뷰 (액자식 구조, 정체성 전도, 소울메이트) 2017년 개봉 당시 중국 박스오피스에서 3억 6천만 위안을 돌파한 《안녕, 나의 소울메이트》를 처음 봤을 때, 저는 솔직히 그냥 감성 청춘물이겠거니 하고 별 기대 없이 틀었습니다. 그런데 두 시간이 지나고 나서 한참 동안 화면만 멍하니 바라봤습니다. 학창 시절 스스럼없이 기대던 친구가 떠올랐기 때문입니다.안녕 나의소울메이트, 액자식 구조가 만들어낸 서사의 반전, 그리고 정체성 전도이 영화의 뼈대는 액자식 서사 구조로 짜여 있습니다. 액자식 서사란 이야기 안에 또 다른 이야기가 담긴 형식으로, 외부 서술자가 내부 이야기를 전달하는 방식입니다. 쉽게 말해 현재의 안생이 소설을 읽으며 과거를 회상하는 겹층 구조가 이 영화 전체를 감싸고 있다는 뜻입니다.그런데 이 구조가 단순한 회상 장치로 끝나지 않는다는 점.. 2026. 7.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