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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영화9

중국영화 구마경찰, 리뷰 (홍콩영화, 오컬트장르, 임정영) 솔직히 저는 이 영화를 처음 봤을 때 무서운 건지 웃긴 건지 구분을 못 했습니다. 어린 시절 명절이면 온 가족이 거실에 모여 비디오를 빌려보던 시절, 구마경찰은 그 특유의 오컬트 슬랩스틱으로 밤새 웃다가도 이불 속에서 식은땀을 흘리게 만든 묘한 작품이었습니다. 도술과 현대 수사극이 이렇게 어울릴 수 있다는 걸 그때 처음 알았습니다.구마경찰, 귀신의 문이 열리는 날, 본업 경찰 부업 도사제가 이 영화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오프닝 설정이었습니다. 대만의 풍속인 중원절(中元節), 즉 귀신의 문이 열리는 날에 맞춰 한 할머니가 가전제품을 태우며 제사를 올리다가 실수로 피를 뿌려 원귀를 해방시키는 장면입니다. 여기서 중원절이란 음력 7월 15일에 저승의 문이 열려 귀신들이 세상을 떠돌 수 있다는 도교·.. 2026. 6. 26.
중국영화 소림사,리뷰 (맨몸 액션, 이연걸 데뷔, 무협 영화) 어릴 적 태권도 도복을 입은 채 관장님이 틀어주신 비디오 앞에 쭈그려 앉았던 그날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스크린 속 앳된 얼굴의 이연걸이 온몸을 날리는 순간, 어린 저는 그게 특수효과인지 실제 무술인지조차 구분하지 못한 채 그저 입을 벌리고 있었습니다. 그 영화가 바로 1982년작 소림사였습니다.소림사, 대역 없이 온몸으로 완성한 맨몸 액션의 경이혹시 와이어 액션(Wire Action)이라는 말을 들어보셨습니까? 와이어 액션이란 배우의 몸에 줄을 연결해 날아오르거나 떠다니는 동작을 연출하는 촬영 기법으로, 홍콩 무협 영화의 과장된 공중전 대부분이 이 방식으로 만들어집니다. 그런데 소림사는 이 와이어 액션을 거의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당시 19세였던 이연걸이 실제 중국 전국 무술 대회에서 수차례 우승한 기.. 2026. 6. 25.
중국영화 서유기 월광보합, 리뷰 (비극적 로맨스, 타임슬립, 주성치) 성적이 바닥을 치던 어느 주말 오후, 그냥 실컷 웃고 싶어서 동네 비디오 대여점에서 집어 든 영화가 서유기 1: 월광보합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날 밤, 저는 웃다가 먹먹해지는 이상한 감정 속에서 쉽게 잠들지 못했습니다. 단순한 코미디 한 편이 이렇게까지 오래 머릿속에 남을 줄은 몰랐습니다.서유기 1: 월광보합, 비극적 로맨스의 시작, 우마왕과 삼장법사의 희생혹시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 배신당한 뒤, 그 기억조차 지워진 채 전혀 다른 삶을 살아가게 된다면 어떤 기분일까요? 서유기 1: 월광보합은 바로 그 아찔한 질문에서 출발합니다.영화의 도입부는 손오공이 우마왕의 감언이설에 속아 삼장법사를 해치려 했다가, 관세음보살과의 사투 끝에 소멸 직전까지 내몰리는 장면으로 시작됩니다. 여기서 핵심은 삼장법사의 선택입니다.. 2026. 6. 24.
중국영화 미인어, 리뷰 (슬랩스틱, 환경 메시지, 악역 한계) 솔직히 저는 이 영화를 보기 전까지, 주성치 감독이 환경 문제를 진지하게 다룰 수 있는 감독이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어린 시절 주말 밤마다 온 가족이 거실에 모여 그의 비디오를 빌려 보던 기억 속에서, 그는 언제나 거침없는 슬랩스틱(slapstick)과 황당한 개그의 거장이었으니까요. 그런데 《미인어》는 그 편견을 보기 좋게 깨버렸습니다.미인어, 청라만 개발 경매, 그 탐욕의 파티장영화는 청라만(靑螺灣) 해양 구역을 둘러싼 경매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부동산 재벌 류헌(등초 분)이 경쟁자들을 모두 제치고 천문학적인 금액에 단독 낙찰을 받아내는 이 도입부는, 제가 본 영화 오프닝 중에서도 꽤 강렬한 편에 속했습니다. 모두가 터무니없다고 손가락질하는 순간 홀로 판을 뒤엎는 그 기세가, 어딘가 실제 부.. 2026. 6. 22.
중국영화 소림축구, 리뷰 (루저들의 연대, 굴욕과 각성, 아매 도구화) 솔직히 저는 어릴 때 축구를 정말 못했습니다. 체육 시간마다 공을 허공으로 날려 보내고, 동네 공터에서는 늘 마지막에 뽑히는 쪽이었습니다. 그런 주말 오후, 사촌 형이 비디오 대여점에서 빌려온 주성치의 소림축구를 처음 봤을 때, 그날의 패배감 같은 건 10분도 안 돼서 완전히 날아가 버렸습니다.소림축구, 루저들의 연대, 쿵후와 축구가 만나는 방식소림축구는 단순히 "무협 + 스포츠"를 섞어놓은 영화가 아닙니다. 직접 겪어보니 이 영화의 진짜 힘은 철저히 밑바닥으로 내려앉은 인물들이 서로를 끌어올리는 서사 구조에 있었습니다.전직 스타 선수 오맹달은 승부 조작 사건 이후 괴물 같은 몰골로 살아가고 있고, 주성치가 연기하는 아성은 무쇠 다리를 가졌지만 발 컨트롤이 전혀 안 돼서 공만 차면 대기권을 돌파할 기세입.. 2026. 6. 22.
중국영화 쿵푸허슬, 리뷰 (흑사회 배경, 무협 서사, 각성 서사) 양아치 하나가 무림 최강을 꺾을 수 있다고 믿으시나요? 저는 처음 이 영화를 봤을 때 그 말도 안 되는 전제를 보고 웃음이 터졌습니다. 시험이 끝난 해방감에 친구들과 동네 비디오 대여점을 뒤지다 집어 든 《쿵푸허슬》은 포스터 한 장만으로도 뭔가 범상치 않다는 느낌을 풍겼습니다. 그리고 그 직감은 틀리지 않았습니다.쿵푸허슬, 경찰도 손 못 쓰는 흑사회 시대, 가장 낮은 곳에 숨어 있던 고수들2005년 개봉한 《쿵푸허슬》의 배경은 경찰조차 기를 펴지 못하는 1930년대 상하이 흑사회(黑社會) 시대입니다. 흑사회란 중화권에서 조직 범죄 집단 전반을 가리키는 개념으로, 홍콩 영화에서 오랫동안 다뤄온 고유한 장르 코드입니다. 이 세계에서 도끼파는 경찰서를 직접 습격해 조직원을 두들겨 패고 유유히 걸어 나올 정도의.. 2026. 6. 21.